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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림 평상
문득 빗물이 고인 거리를 걸을 때, 아무 준비 없이 옛 노래를 듣게 될 때, 며칠을 앓다 일어나 오랜만에 햇볕을 마주할 때, 처음 보는 이의 얼굴에서 낯익음을 발견할 때, 그리고 그 낯익음이 낯설게 느껴질 때. 그럴 때면 작은 단서들 속에 숨어있던 기억이 스멀스멀 나에게 다가오곤 한다. 숨어있는 기억들은 세상에 사는 벌레들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어떤 기억은 거미줄에 맺힌 작은 이슬방울 같다. 우연히 어딘가를 지나다가 그런 기억의 덫에 걸리게 되면 나도 모르게 연약한 감정에 젖어들게 된다. 또 다른 기억들 중에는 먼 옛날 보이지 않는 곳에 새겨놓은 문신 같은 기억도 있다. 분명하게 새겨진 삶의 한 장면을 알몸이 되는 순간에야 발견하곤, ‘그땐 참 많이 아팠었지.’ 하고 생각하는 기억 말이다. 그 기억들 중에..
노트/창작
2013. 4. 1.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