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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말

들림 2016. 7. 18. 00:34

걸어가는 말



40도의 소나기라 생각했다

몸을 질러 달아날 준비를 하며

해가 한쪽 뺨에 머춤으면

앓았던 일도 잊어버리는 아침이 올 거라고


너는 소리를 크게 벌려 이야기하곤 했다

서울살이에 녹아 흐물러버린 말씨에도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 단어들을 보며

내 생각이 틀렸음에 감사했다


네가 익히고 있다는 나라의 말은

유난히 피어나는 꽃향기처럼 들린다

나는 멎지 않는 우기를 헤엄치는

나비의 젖지 않는 날개를 상상해보았다.


그곳에서도 너는

갓 지은 밥처럼 숨을 내쉬면서

자라나는 무릎이 지르는 비명을 듣겠지

너의 이야기는 여물어가는 꿈들의 뒤를 쫓아

성큼 경쾌하게 보폭을 넓힐 거고




토요일은 친구의 생일이였다.

연락이 끊기지 않은 몇 안되는 친구다.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시를 지었다.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잘 살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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