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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림 평상
물공포증 본문
물공포증
난 트라우마에서 태어났어
양부모는 반쯤 덜 불행하길 바랐어
줄담배와 코 묻은 휴지가 서로를 더듬고 몸을 섞던 날
(출생의 비밀)
두 지류에서 흘러온 오폐수 거품이
씨앗주머니처럼 펑 하고 터질 때
난 발아했어
내 손과 발은 그런 걸 먹고 잘도 자랐지
“아무거나 잘 먹어요”
손짓발짓으로 거짓말부터 익혔지
그때부터
몸속에 발소리가 따라오는 골목이 흘러
지독한 스릴러 감독도 로케이션을 포기했다나
장마가 계속되는 철거촌
대략 3일에 한 번만 약에 취한 해가 떠
손꼽아 기다리는 열흘에 하루
소풍날에는 꼭
까만 유리창 너머로 빗방울이 잠복근무를 해
난 건기에도 허우적 허우적
아마 달에서도 발버둥치다 익사할 거야
누군가 잡아주어 똑바로 서면
4등신이라도 숨 쉴 수 있을 텐데
아
엄마처럼 아빠처럼
살기 싫었어
그럴 땐 언제고
결국 더치페이 따위 셈을 해
나란히 70%에 잠기는 꿈
그나마 최대한 덜 무서운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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