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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림 평상
(어디여도 괜찮은)서울의 봄 본문
(어디여도 괜찮은)서울의 봄
시 읊어주던 선생까지 자릴 비운 날
처음으로 야자를 쨌다
점령군이 물러가고
난 프라하의 침대 위
백색 밤에 잠겼다
원 스트라이크!
하나만 더
투 스트라이크!
그렇지!
삑-티비를 껐다곧바로 ㄱ, ㅗ, ㅁ, ㅗ, ㄱ
유성매직으로 휘갈긴 장래희망
주황불, 엑셀은 바퀴벌레 최후처럼 꿈틀
“해방” 두글자
창씨개명 전 이름인 듯 입술 끝으로 받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연습한다, 하다가
반전된 시곗바늘 아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서
불온한 소문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걸
아이 시체 앞 부모처럼 확인한다
결국 쓰레기통 속 종이뭉치라도
언제나 혁명의 구호로 적힐
아련한 첫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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