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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창작

(어디여도 괜찮은)서울의 봄

들림 2016. 5. 28. 23:11

(어디여도 괜찮은)서울의 봄



시 읊어주던 선생까지 자릴 비운 날

처음으로 야자를 쨌다


점령군이 물러가고

난 프라하의 침대 위

백색 밤에 잠겼다


원 스트라이크!

하나만 더

투 스트라이크!

그렇지!

삑-티비를 껐다곧바로 ㄱ, ㅗ, ㅁ, ㅗ, ㄱ

유성매직으로 휘갈긴 장래희망

주황불, 엑셀은 바퀴벌레 최후처럼 꿈틀


“해방” 두글자

창씨개명 전 이름인 듯 입술 끝으로 받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연습한다, 하다가

반전된 시곗바늘 아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서

불온한 소문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걸

아이 시체 앞 부모처럼 확인한다


결국 쓰레기통 속 종이뭉치라도

언제나 혁명의 구호로 적힐

아련한 첫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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