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림 평상
살아있는 두근거림 『두근두근 내 인생』 본문
그 누가 『두근두근 내 인생』을 미워할 수 있을까?
주인공인 한아름을, 아니 김애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책장을 넘길 때마다 군대에서 편지봉투를 여는 이등병의 마음이었다. 이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던 적이 오랜만이다.
문장 하나 하나마다 김애란의 숨이 느껴졌다.
익숙한 듯 하면서 낯선 그녀의 첫 장편,
첫 문장들. 한 단어를 선택하는데 한참을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녀의 문장은 그렇게 연애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신중했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 쿨했다.
17살에 부모가 된 청춘과 17살이 된 아들 아름이. 하지만 일찍 늙는 조로증에 걸린 아름이는 80살의 몸을 가지고 있다. 불치병에 걸린 소년의 이야기. 자칫하면 흔하디 흔한 신파가 되었을 아픈 순간에도 그녀는 유머를 잃지 않는다.
그래서 가볍게 술술 읽힌다. 하지만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주제의식만은 가볍지 않다. 자식에게서 겪지 못한 미래를 보는 부모와 부모에게서 겪지 못한 과거를 보는 자식. 그 이중으로 얽힌 아이러니 속에서 부모와 자식, 젊음과 늙음, 청춘과 황혼의 경계는 해체되고 ‘삶’만이 남는다. 모두가 각기 다르지만 삶이라는 공통점만으로 우리는 사랑하고 아파한다. 그렇게 누군가는 죽고 또 누군가는 태어난다.
결국 사랑이란 것은 어쩌면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확인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사랑을 가슴이 뛴다는 말로 바꾸어 표현한다. 사실 가슴은 살아있다면 언제나 늘 뛰는 것인데, 사랑 후에야 가슴이 뛴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은 "아, 내가 살아있구나" 라고 비로소 느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포와 설렘과 사랑을 모두 가슴이 뛴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우리를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우리 삶의 그 모든 것들이니까.
당신의 손이 닿아있는 책에서 두근거림이 느껴지는가?
그것이 바로 『두근두근 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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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떠오른 단어는 한라산!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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